분쟁지 러시아 내 사업 재개를 준비중인 한국 기업들; 기업 응답 포함
한국 기업들, 휴전협상 속 러시아 사업 재개 준비, 2025년 3월 28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협상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한국 주요 기업들이 러시아 내 사업 재개를 위한 타당성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러시아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서는 LG전자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모스크바에 소재한 전자 제품 공장의 가동을 일부 재개했다.
LG 관계자는 “공장 재가동은 전쟁 발발 이후 가동이 중지된 생산 설비의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공장에 보관 중이던 재고 자재를 사용해 재가동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쟁 발발 전까지 해당 공장은 세탁기와 냉장고를 생산해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번 화요일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조심스럽다”면서도 “제재가 해제되면 가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기에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쟁 중에도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지속해온 HD현대일렉트릭은 오는 4월 1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는 러시아 최대 전기 기술 박람회 '일렉트로 2025(Electro 2025)'에 현지 공급사를 통해 참가할 예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이와 같은 행보는 전쟁으로 손상된 전력 인프라 복구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전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의 타당성을 가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2021년까지 기아자동차와 함께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2023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공장을 2년 이내에 되살 수 있다는 조건 하에 1만 루블(미화 120달러)에 매각했다. 즉,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 공장 재가동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으며,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 외에도 현대 그룹 계열사인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이 최근 러시아에서 채용 공고를 내면서, 현대 그룹의 러시아 사업 재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러시아 사업 재개를 위한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간 100만 대의 TV, 모니터, 세탁기를 생산하던 러시아 칼루가 소재 공장의 가동을 2022년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병행수입을 통해 러시아 내 판매를 유지해 왔지만 러시아에서의 제품 생산은 중단했으며 침공이 시작된 후 일부 제조 설비를 현지 기업에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